가격 동결하고 사이즈는 'UP'…이디야, 빅아메리카노 승부수

입력 2022-12-22 17:18   수정 2022-12-23 01:26


글로벌 인플레이션으로 올해 가격 인상 바람이 거세게 불었던 커피업계에서 이디야가 ‘빅 사이즈 아메리카노’로 승부수를 띄웠다. 다른 커피 및 베이커리 제품 가격은 인상하면서도 아메리카노만큼은 가격을 동결하고 크기를 대폭 키우는 전략 실행에 나섰다.

이디야는 초저가 커피와 대기업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의 공세 속에서도 장기간 중저가 방침을 고수해왔다. 이제부터는 대용량 아메리카노로 경쟁을 펼쳐보겠다는 복안이다.
아메리카노 기본 용량 키워
이디야는 올해 초부터 시작된 커피전문점 가격 인상 대열에 뒤늦게 합류했다. 22일부터 커피 및 베이커리 제품 90종 중 57종 가격을 200~700원 올렸다.

하지만 대표 메뉴인 아메리카노만큼은 3200원으로 동결했다. 기본 용량도 레귤러(14온스·약 420mL)에서 라지(18온스·532mL)로 26.6% 확대했다.

엑스트라 사이즈는 22온스(650mL)에서 24온스(709mL)로 변경했다. 스타벅스(톨) 투썸플레이스(레귤러) 엔제리너스(스몰) 폴바셋(스탠더드) 등의 기본 용량은 355~360mL 수준이다.

대다수의 커피 전문점이 글로벌 원두 가격 인상으로 가격을 잇달아 올린 만큼 이디야의 이번 결정은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진다. 이디야 관계자는 “원부자재 가격 부담으로 제품 가격 인상 논의가 진행되던 시기에 가맹점주들의 의견을 수렴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브랜드 포지션 재정립
이디야가 아메리카노 기본 용량을 키운 것은 모호해진 브랜드 포지션을 재정립하기 위한 작업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중가 커피를 내세우며 2001년 등장한 이디야는 지난 20여 년간 빠른 속도로 성장해 국내 최다 매장을 보유한 커피 프랜차이즈 기업이 됐다.

하지만 2010년대 중반부터 메가커피, 컴포즈커피, 빽다방 등 1000원대 초저가 커피 매장이 속속 등장하자 ‘커피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이디야의 위치가 모호해졌다’는 인식이 퍼졌다.

초저가 커피 브랜드들은 1L에 달하는 용량의 커피를 내놓고 가격은 3000원대로 묶어 이디야를 위협했다. 메가커피와 컴포즈커피의 매장 수는 2000개에 육박한다.
“다양한 디저트 선보일 것”
스타벅스, 엔제리너스 등이 수도권 및 주요 도시에 대형 매장을 잇달아 선보이는 ‘공간 마케팅’에 나선 것도 위협 요인이다. 이디야는 전체 매장의 99%가량이 가맹점이다. 임차료 등에 부담을 느끼는 가맹점주가 많아 다른 브랜드보다 소형 점포(66~99㎡) 비중이 높다.

이디야는 가격 인상을 기점으로 브랜드 이미지를 재구축할 방침이다. 테이크아웃 전문점이 제공하지 못하는 공간과 고급 커피전문점 대비 저렴한 가격으로 고객들을 끌어모으겠다는 전략이다.

국내에서 자체 로스팅한 원두를 쓰는 것도 강조한다. 이디야 관계자는 “최근 접수된 가맹 문의를 살펴보면 99㎡ 이상의 대형 매장을 열고 싶다는 점주가 대부분”이라며 “드라이브스루 매장을 선보이는 등 매장의 대형화·고급화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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